안정란 디자이너를 만나고 왔다. 그는 지난 9월 아홉 번째로 열린 쌈지사운드페스티발(이하 쌈싸페)의 웹 사이트 디자인에서부터 포스터 디자인, 행사장 손글씨 작업, 무대 디자인까지 쌈싸페와 관련된 모든 디자인 작업을 불철주야 도맡아 진행한 장본인이다. 월간 w.e.b. 2006년 8월호 국내 프로젝트에서 잠시 잠깐 얼굴을 비추기도 했던 그를 만나 최근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쌈지스페이스 건물 옥상에서 진행됐다.
진행. 윤유성 기자 baby@websmedia.co.kr
프리랜서 디자이너
쌈지와는 2006년 3월부터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정식 직원으로 들어와 디자인 작업을 해왔지만, 얼마 전부터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독립해 나와 계약직 형태로 쌈지와 작업하고 있다. 출근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주어진 일에 집중하기 위해 쌈지와의 협의 하에 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주로 쌈지와 관련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유럽 여행 자금 조달을 위해 간간이 다른 작업도 하고 있다. 솔직히 지각을 조금 많이 했다. (웃음)
최근 진행한 작업은 쌈지사운드페스티발을 위한 포스터 디자인, 웹 사이트 디자인(www.ssamziesoundfestival.com), 무대 디자인, 손글씨 작업 등이었는데, 이번 웹 사이트 코딩은 다른 분에게 일임하고 다른 디자인 작업도 많고 시간도 많지 않아 코딩과 개발은 제외하고 디자인만 진행했다. 웹 사이트 제작 기간은 2주 가량 걸린 것 같다. 사이트 세팅을 미리 마쳐놓고 페스티벌을 위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사이트는 이미 포스터 디자인을 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9회 페스티벌의 주제이기도 한 ‘환경’과 ‘재활용’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 수 있도록 포스터 이미지를 기반으로 작업했다. 지난 번에 작업한 쌈지 사이트(www.ssamzie.co.kr)도 그렇고 기존의 딱딱한 레이아웃은 지양했다. 조금은 정리가 안 되어 있는 듯한 자유 분방한 레이아웃에 다양한 오브제를 삽입해 정감 있는 느낌을 담고자 했다.
제9탄 쌈싸페 사이트는 쌈지 사이트의 연장으로 보면 된다. 이미 쌈지 사이트에서 해볼 건 다 해봤기 때문에 이번 사이트에서는 한 가지 스타일에 집중했다. 그래서 딱히 내세울 특징은 없지만, 디자인하면서 줄곧 염두에 두었던 목표는 ‘재미있는 사이트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보기에 최대한 가벼워야 한다. 젊고 유쾌하고 약간 물렁하고 헐렁해야지 딱딱하거나 정돈돼 보이거나 있어 보이면 안 된다.
혹자는 ‘정돈되어 있지 않아 복잡하다, 어지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일반적인 디자인을 하지 않거나 못하는 건 개인적인 약점이기도 하지만, 그나마 이번 페스티벌 사이트에서는 지난 쌈지 사이트 때보다 약간 절충해서 어느 정도 정리된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정리된 사이트는 재미가 없어 보여 싫어한다. 처음 경험하는 사용자는 불편할 수 있겠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쌈싸페 포스터 디자인
사실, 포스터 디자인과 웹 사이트 디자인 작업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이번 페스티벌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이유이기도 한 ‘재활용’이라는 컨셉을 염두에 두고 재활용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려 포스터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쓰레기를 좋아한다. 동네 쓰레기들을 촬영해 그 이미지들을 조합해 포스터로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그대로 옮겼다. 쌈지 직원을 동원해 인물 촬영을 하기도 하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찍어온 쓰레기 이미지와 집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합성해 포스터를 디자인했다.
동네 구석구석에 버려진 빨대를 주워 모아 무궁화 조화에 꽂기도 했고, 친구가 자전거에 올라탄 모습을 찍어 바나나와 합성하기도 했다. 비상하는 우주선은 버려진 은박 접시 위에 사과를 올려 놓은 이미지로 만들었다. 그 외에도 포스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쓰레기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는 당신 고맙습니다’, ‘분리수거를 하는 당신 고맙습니다’, ‘지구를 지키는 당신 고맙습니다’라는 메인 카피에서 ‘고맙습니다’를 ‘고맙습네다’로 바꿀 것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웃음)
포스터 디자인보다는 웹 사이트 디자인이 어렵다. 물론 모든 디자인 작업이 어렵긴 매한가지지만 특히나 웹 사이트는 정보 구조를 내 마음대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대로 만들지 못하고 일반 사용자들을 고려해 그 구조를 맞춰줘야 한다는 점이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좋은데 다른 사용자는 불편할 수 있으니까. 만들어진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른 기능 중에서도 웹은 정보 전달의 기능이 강해서 소위 말하는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고민하는 부분이 가장 어렵다.
쌈싸페 무대 디자인, 쓰레기, 삶의 에너지, 데일리코디닷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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