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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런던에서 보낸 40일을 글로 써내려 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더군다나 지식과 정보가 아닌 내 개인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단순한 도시 예찬론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나의 좌충우돌 런던 여행기일 뿐이다. 어린 시절부터 나의 막연한 꿈과 동경의 도시였던 런던에서, 과거와 현대가 아주 멋지게 공존하는 런던에서, 하루 동안 날씨가 수십 번도 더 변하기에 특히 더욱 매력적인 런던에서, 내가 걷고 보고 듣고 사진으로 담고 그림을 그렸다. 자유롭게 느낀 그 경험들을 이야기하는 행위로서의 디자인을 언어화하는 것도 사회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디자인의 행위가 아닐까?

글, 사진. 김현우 SADI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학과
정리. 윤유성 기자 baby@websmedia.co.kr


좌충우돌 런던 여행기의 세 가지 테마는 다음과 같다. 하나, 얼굴 없는 아티스트 뱅크시(Banksy)의 단순한 낙서 개념의 그래피티가 아닌 스탠실 기법을 주로 이용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작품 안에서 표출하는, 그의 흔적을 찾아 도심을 헤맸던 이야기. 둘, 디자인 강대국인 영국 런던에 가서 직접 느낀 도시 디자인 (지하철과 함께하는 사인디자인과 문화적 충격) 이야기. 셋, 사우스뱅크 지역과 이스트 런던 그리고 소호의 크고 작은 갤러리에 관한 이야기.  자, 그럼 함께 런던으로 떠나보자.




뱅크시. 그는 이미 런던에서, 아니 세계적으로도 매우 유명한 슈퍼스타 아티스트라 할 수 있다. 그는 뱅크시라는 가명을 쓰고 언론에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은 채 게릴라처럼 작업을 하고 있는데, 현지에서 느낀 그의 인기는 생각보다 대단했다. 영국에 머무는 동안에도 신문과 잡지에 자주 등장했고, 코번트가든이나 이스트런던 지역에서는 그의 모조품을 파는 상점들도 있었다. 평소에 뱅크시의 작품이 흥미로워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찾아보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평소에 좋아하던 박훈규 디자이너의 책 ‘오버그라운드 여행기’를 통해서였다. 그 후로 뱅크시에 관한 정보를 조금씩 더 모아서 뱅크시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런던에서 지내는 동안 틈틈이 뱅크시의 작품만 찾으려 다닌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는 허무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힘들게 찾은 그의 작품들은 이미 페인트 자국이 지워져 있거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의 흰색 페인트 선을 따라 걸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 그의 작품 안내선과도 같은 흰색 페인트 선은 때때로 의외의 장소에서 찾을 수 있어 더욱 반가운 마음에 미친놈 마냥 계속 웃으며 걷고, 만져보고 또 사진을 찍었다. 그런 내 모습에 길가던 사람들이 의아하게 쳐다보기도 했다. 그런 기억들과 작품을 찾아낸 뒤에 한참 동안 그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작품 앞 길바닥에 앉아 있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런던의 언더와 오버를 아우르는 문화잡지로 유명한 ‘타임아웃 런던’이라는 잡지가 있다. 하루는 그 잡지를 사서 읽던 중 놀라움과 반가움의 글귀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하스피탈 갤러리란 곳에서 ‘앤디 워홀 vs 뱅크시’란 타이틀의 전시회 소식이었다. 장소도 멀지 않았다. 마음이 급했다. 갤러리는 코번트 가든 옆에 있었다, 불과 이틀 전에 그 근처 닐 스트리트에 있는 포토그라피 갤러리를 다녀왔었기에 지도도 필요 없었다. 다음날 오전 갤러리에서 만난 뱅크시의 작품은 역시 흥미로웠다. 캠벨 스프를 벤치마킹한 테스코 스프(Tesco는 영국의 슈퍼마켓인데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며 매장 수도 굉장히 많다)는 앤디워홀의 캠벨 스프와 함께 있었기에 더욱 유머러스 했고, 워홀이 그린 퀸 엘리자베스를 퀸 원숭이로 바꿔 놓은 작품은 짓궂어 보이기까지 했다.

생각보다 많은 작품이 있었는데,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원숭이를 그린 ‘Laugh Now’란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실제 벽을 떼어다가 전시장에 들여놓은 것이다. 원래 그가 벽에 스텐실 했던 그 작품 그대로말이다. 그래서 다른 작품들보다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여러 작품을 감상한 뒤 갤러리를 나오다가 입구에서 또 한번 놀랐다. 들어갈 땐 몰랐는데 입구 옆 벽면에 매우 큰 그의 작품이 하나 더 발견했기 때문이다. 스텐실 작업이 아닌 기존 명화를 자신만의 위트와 날카로운 비판으로 새롭게 표현하기도 하는 그의 대형 작품이었는데, 유명한 미국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Nighthawk’ 작품을 변형시켜 영국국기 속옷을 입은 훌리건을 등장시킨 오일 페인팅 작품이었다. 작년에 런던의 화이트캐슬 갤러리에서 전시되어 높은 가격에 팔린 것으로 알고 있는 작품이다.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그의 작품 앞에 앉아 있었고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나는 커플의 모습과 함께 작품을 사진에 담았다. 뱅크시에 대해선 할 말이 굉장히 많이 있지만, ‘백문이불여일견’인지라, 그의 정보와 작품을 보고자 한다면 그의 웹 사이트(www.banksy.co.uk)를 방문해 보는 것이 좋으리라. 그를 알면 알수록 그의 매력에 빠져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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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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